전시제목 : 신진작가 허단비 개인전 | 영혼의 발돋움

전시일정 : 2020. 9.8 – 9.13

전시장소 : 팔레 드 서울 B1


1.전시소개

본인의 그림 속 공간의 특징은 잔잔함 그리고 깊은 곳을 관통하는 빛을 통해 전해지는 찬란함이다. 아련하고도 따뜻한 그리고 찬란한 그 공간을 통해, 모두의 불안과 슬픔을 승화시키고자 하는 소망을 담는다. 공간의 깊이와 함께 느껴지는 ‘빛’이라는 소재는 화폭 내에서 다양하게 시도되는데, 죽음에 뿌리를 둔 상실과 공허가 느껴지는 장소에 위로의 향기가 느껴질 수 있도록, 변형의 소재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연구하고 있다.

상실과 공허가 느껴지는 폐허 공간들은 과거의 상처와 버려짐으로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고 무시당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서 관객들과 상호 작용한다. 시간과 기억을 머금고 구체화된 오브제들은 풍경의 하나의 주인공으로써 정체성을 발현하고 그 공간을 환기시킨다. 전쟁으로 무참히 버려진 공간 속 자유로운 새들과 공중에 흩날리는 연은 죽음과 상실의 두려움을 한걸음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다.

특별히, 작품 속 ‘천 덩어리’는 본인의 정체성과 관련이 깊은 오브제다. ‘천 덩어리’는 주름지고 구겨지기 쉽다. ‘커튼 천’ 같은 경우는 바람이 불면 일렁거린다. 그러나 구겨진 채로 웅크리고 있다가도 활짝 펼쳐질 수 있다. 그리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바람에 흩날려질 수 있다.

작품 속에서 펼쳐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천 덩어리는 과거의 불안 속 구겨짐에서 벗어나 새롭게 되고자 하는 열망을 나타낸다. 인간의 신체와 접촉이 많은 ‘천 덩어리’는 우리의 형상 그 일부분일 수 있다. 여러 모습의 ‘천 덩어리’의 형상과 함께 형성되는 창조의 공간들은 우리를 위로하는 따스한 빛과 함께 그림 속에서 다양하게 펼쳐진다.

본인은 이 전시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실과 아픔, 좌절, 불안들을 위로하고자 한다. 본인이 그리는 오브제들과 버려진 공간들은 슬프면서도 부드럽고 찬란하게 빛나는 곳이다. 전시를 하는 동안 나의 작품 속 공간들과 관람객의 내면들이 서로 마주하여 각자 무의식에 묻어둔 각자의 외상으로 인한 상처를 소통하고 그 소통으로 인해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2. 평론

기억의 공간 그 생명력을 그리는 작가 허단비

“과거 기억의 공간 그 생명력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위치시키다”

【홍익대 예술학과 / 이지혜】

“반복을 통해서 과거 안에 얼어붙어 있는 현재를 해빙시켜서 열린 가능성을 지닌 미래를 향해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Birksted-Breen, 2009, p.39)

허단비 작가는 어릴 자신의 유일한 심리적 보호자였던 할머니를 여의였던 상실에 귀속화(naturalized)된 장소를 그려왔다. 이불, 침대, 식탁 등의 오브제는 삶과 죽음, 상실이라는 내적 상처로 자신을 환원시키고 자신에 대한 순수한 지표 또는 기반으로서 구축되어왔다.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과거에 대한 고유한 몸짓인 오브제들은 그녀의 자아를 상징하는 어떤 것으로 해석될 있다. 특히, 천 덩어리는 그녀의 자아를 상징하는 감각 지향적 언어로 직접적 해석보다는 신체를 감싸는 직물로서 그녀의 느낌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무의식적 과정을 거쳐야 하는 하다. 과거의 감각적 채널들인 침대, 식탁 공간 덩어리의 미술은 그녀를 사로잡고 있는 상실의 기억에 가깝다. 이 상실의 공간들은 그녀의 학창 시절 끊임없이 되풀이되다가 졸업 어느 순간 전위(dislocated)되는데, 자신의 기억에 공공의 기억을 들어 앉힌 것이다. 그러면서 공공의 공간이 등장한다. 이 전위는 그녀의 불안을 감소시키고 상실에 사로잡혀 있는 느낌을 완화시켜주는 보인다. 그러면서도 반복해서 드러나는 덩어리와 폐허의 공간들은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이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양가적인 감정은 그녀의 그림 공간들에 고스란히 표현되고 있다. 다양한 전쟁으로 상실을 경험한 난민들의 공간이나 폐허가 공간 풍경을 그리는 방식으로 그녀는 자신의 사적인 상실을 부추기며 명백히 양가적인 태도로 공공의 공간을 창조해낸다.

한편, 그녀의 사적인 그리고 공공의 공간은 계속해서 과거가 불확정적으로 드러나고, 경계를 다시 만들고 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미래가 어떻게 과거에서 자라나는가를 보여준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출현하면서 전쟁에서 살아남은 난민들의 삶의 짐은 작가와 우리들의 삶의 짐과 서로 상호교차 된다. 그녀의 작품은 파괴를 기록하고 상실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하면서도 풍경의 곳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어둠으로써 공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랜 과거의 공간들은 현재 현존하는 우리로 기억을 환기시키고 난민들의 삶의 짐을 정중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미래를 꿈꾸는 것은 모두의 삶에서 중요하다. 거기에는 소망하는 낙원에 대한 비전을 갖고서 멋지고 환상적인 꿈들을 아이들이 성취해주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꿈이 있다. 허단비 작가의 상실과 분리에 대한 주제들은 경계들에 대한 부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탄생에 관한 환상 등을 포함하는 공간, 세대들이 하나로 포개지는 풍경을 제공한다. 공간의 깊이와 함께 깊숙히 비춰지는 빛은 이전 세대들의 역사를 뛰어넘는 미래에 대한 선호로서 기억의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3. 작가노트

13살 때 유일한 심리적, 영적 보호자였던 할머니를 여읜 후, 나는 “죽음”이라는 내적 파국의 느낌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장애를 겪게 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사람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정신, 신체 증상들로 이루어진 증후군을 뜻한다.

그 이후, ‘죽음’을 떠올릴 때마다 줄곧 삶의 회의감이 들었고, 나(self)의 남은 불씨가 꺼져가는 듯한 내가 살아가는 모든 시간과 기억들이 단번에 사라질 것만 같은 상실감에 얽매이곤 했다. 처음에는 이러한 느낌들을 그림으로 그림으로써 좀 더 공고한 느낌을 갖기 시작했고 그림을 그리면서는 진실되게 느껴지는 방식으로 이해 받고 싶다는 소망에 초점이 맞추어졌지만 그 상실의 기억과의 접촉은 동시에 엄청나게 위험한 것으로 느껴졌다.

여러 해가 지나면서 차츰 ‘테이블, 의자, 침대, 구겨진 이불’ 등의 오브제를 통해 내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들은 한 공간 안에 존재하는 형태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나의 과거의 기억들을 나타내고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사용해서 죽음, 상실, 애도의 주제를 창조적으로 묘사했다.

이러한 나의 행동은 나 자신에 관한 진정한 어떤 것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용감하게 한 발을 내딛는 것으로 느껴졌고,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하는 측면에 대해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분열되어 있던 내 인격이 점점 더 통합되어가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들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내 기억의 흔적 혹은 정체성을 회화작품으로 기록하는 행위를 통해 견딜 수 없는 경험을 견딜 수 있게 되고 내 정체성의 일부가 된 외상적 과거에 대한 증인으로 작품이 살아 숨쉬게 되었다. 이는 곧 치유의 과정으로 이어졌다. 본인은 이제 외상적 과거를 사고하고 꿈꾸고 역사화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이것은 외상적 자료가 매 순간 변동하는 현재의 경험 안에서 재경험 되면서 아주 서서히 성취되었다. 그림 속 공간들은 그 증인이자 증거이다. 본인은 그 증거를 관람객들에게 내보이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실과 아픔, 좌절, 불안들을 위로하고자 한다. 작품 속 공간들과 관람객의 내면들이 서로 마주하여 각자 무의식에 묻어둔 각자의 외상으로 인한 상처를 소통하고 그 소통으로 인해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4. 작가 소개(약력)

Education

2015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2013 건국대학교 디자인조형대학 회화과 서양화전공 졸업

Exhibitions

<개인전>

2018 12월의 기억 (서진아트스페이스, 서울)

기억의 끈을 놓아주다 (레 미제라블, 서울)

빛내음 (달꿈예술학교, 서울)

<그룹전>

2020 A1청년작가전 (금보성 아트센터, 서울)

택배로 배송 온 미술전시 (독예실525, 서울)

2019 GS건설 3인전 (시선 갤러리, 서울)

Brave New World (독예실525, 서울)

적응방산2019 (가온갤러리, 인천)

A1신진작가전 (금보성 아트센터, 서울)

Stay there (프로젝트 서울, 서울)

2018 청년미술프로젝트 ‘미장센에 들어온 청년미술’ (대구 엑스코, 대구)

아트광주 영아티스트 페스티벌 ‘깊은 우리 젊은 날’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

난민, 그들의 삶과 (대안공간눈, 수원)

MIX&MATCH 제3회 토카아트 제휴작가전 (갤러리 구루지, 서울)

찬란한 애도, 소소한 위무 (우리들의 갤러리, 서울)

기억 흔적의 공간 (아름다운 갤러리, 경기)

시리아 난민의 그리삶 (레 미제라블, 서울)

시리아 난민의 그리삶 (고양시청 갤러리, 경기)

시리아 난민의 그리삶 (우리교회 갤러리, 서울)

2014 석사학위청구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13 “법원에서 만나는 미술” (서울법원종합청사, Seoul)

FOCUS CUBE 展 (Space V, 서울)

14 th GPS 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사랑과 희망을 그리다 (건국대학교 병원, 충주)

2012 Close to you 展 (골목 갤러리, 서울)

2011 LOG-OUT 展 (커뮤니티 스페이스 LITMIUS,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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