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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제목 : 2020.3.3(화) – 3.15(일)십이방 │ ‘중얼거림에서 깨어나 방문을 열다’ ― 첫 번째 이야기

    전시일정 : 2020.3.3(화) – 3.15(일) / 전시기간 내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팔레드서울 1층&2층





    ‘십이방’, 중얼거림에서 깨어나 방문을 열다

    2020년 팔레드서울(Palais de Seoul)에서 열리는 <십이방> 단체전은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12명의 작가들이 자생적으로 결성한 첫 단체전이다. 화가 최인호를 중심으로 혼자 보기 아까운 화가들과 심오한 창작활동에 정진하는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소개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전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일부 작가들은 정규 미술교육과정과는 관계없이 충실하게 미술을 탐구하는 늦깎이 화가부터 대학원생 그리고 정규과정과 유학을 마치고 활동 중인 전업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회화와 설치를 동시에 하는 작가들도 있고, 회화만을 집중적으로 하는 작가 등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장르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사회활동 또한 특별하다. 도자조형, 배우, 삽화가, 오토마타 전문가, 나전칠기, 궁궐정원사, 패션전공, 화훼전문가 등 직업 또한 연령대만큼이나 다채롭다. <십이방>은 단체를 이끄는 기획자도 없으며 뚜렷한 목표도 방향성도 없이 모호함이 존재 이유일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계의 유행이나 사조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각자가 추구하는 작가만의 방식대로 전시 공간에 작품을 배치하여 설치한다. <십이방>은 12명 작가들의 작업 공간을 의미한다. 물론 ‘십이방’이 다중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십이방’이 시간과 공간을 포함하는 4차원의 다중적 의미에 무언가 무모하고 불합리한 상대에게 시비를 거는 태도를 포함하는 것은 아닐까. <십이방>의 ‘BANG’은 끊임없이 충격음이 이는 화가들의 작업 ‘공간’으로도 해석된다. 이곳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선 정신적 공간임은 물론 거침없이 예술을 다루는 또 다른 은유의 공간인 것이다. ‘십이방’은 하나의 다양체로서의 공간의 배치일 뿐이며 저마다의 매우 상이한 공간의 특정적인 가치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조합하고 비자발적인 사유를 탐색하려는 의욕을 드러낼 것이다.

    ‘십이방’의 구성원은 저마다의 다른 삶을 살아가는 작가들로서 몇 개의 연결고리를 제외하고는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다만 표면적으로 영혼의 존엄을 부각시키는 ‘작업을 하는 자들’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참여 작가들은 전한다. 자기만의 방에 숨어 지내던 사람들이 우연히 한 줄기의 물을 따라 흘러 한 지점에서 만난 것이다. 그 받침점에서 작가들은 소소한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서사를 이루는 잠재적 가치에 대해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에게 공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무의미한 연속성을 멈추고 각성을 통해 또 다른 무의도적인 기획을 모의한 것이다. 작가들은 반복적인 시간의 타성 속에 머무는 것은 늘 위태로운 법임을 인식하고 있었음이다.

    이후 작가들은 일산 인근 작업실에서 만나 나름 진지하게 만든 이름이 십이방(12 bang)이다. 누군가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던 순간의 빵 터진 웃음은 12개의 폭음이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이 되어도 좋겠다는 합의였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예술계의 아둔함을 타파하기 위해 우선 스스로를 향한 잠재적인 폭약을 장전하기로 한 약속이다. 퇴락하고 몰락한 폐허에서 누군가는 깨어 있는 의식을 장전하고 누군가는 새로이 의식을 충전해야 할 필요를 느끼면서 변화와 모순의 틈을 파헤치고 들어가고자 함이다. 12명 작가의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으니 하늘은 간혹 충격적인 폭음이 들릴 것이다. 특별한 화음이어서 ‘십이방’ 공간에 금기 없이 정체모를 무언가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랄 뿐이다.

    <십이방> 전시는 서울 서촌 통의동, 갤러리 팔레드서울(Palias de Seoul)에서 3월 3일부터 3월 15일까지 1층과 2층에서 열린다. 이번 단체전은 평면작업에서 입체작업까지 연계하는 작가들로 김명주, 김영순, 김지용, 야은, 야인(최우), 이경희, 이석연, 이수지, 이은경, 최인호, 파랑, 한선현 등 놓치지 말아야 할 12명의 진솔한 작가들이다. 전시가 열리는 화사한 계절에 화가 손로원의 아련한 독백처럼 연분홍치마가 휘날리는 찬란한 봄날을 고대한다. 장석남의 시를 빌려 다시 쓴다. ‘빗장 열고 봄볕을 받아 문 열고 나가는 꽃을 보라. 꽃 지고 잎 돋으면 만나기 어려워 모였으니 지금이라도 웃자.’ 덜 암시적인 모임, <십이방>은 ‘팔레 드 서울(Palais de Seoul)’에서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리: 주성열)



    작가노트 & 작가소개(약력 생략)


    김명주: 대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오랜 시간 작업하였으며, 최근에는 한국에서 활동 중이다. 타국에서 느낀 존재의 불확실성과 부재에 대한 낯선 사색 등을 모티브로 부드러운 흙과 같이 상처를 주지 않으며 형상으로 속삭이는 도자조형과 회화 그리고 드로잉 등 매체의 경계를 허물며 설치작업을 한다.

    김영순: 부산에서 활동 중인 늦깎이 작가로 인간 내면의 고뇌를 인물과 자연 그리고 동•식물을 통해서 화면에 자유로움을 의인화하는 작업을 한다.

    김지용: 현재 대학원 재학 중이며 주로 가족들이 찍은 사진을 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동시대 페인팅의 변모와 유동성에 관심이 있다. 주로 교내에서 다수의 그룹전을 가졌다.

    야은: ‘궁극적 대상으로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야 하나’에 관심이 많다. 우선적으로 나의 영혼에 도움이 되는 그림을 그린다.

    야인(최우): 이태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야인으로 방방곡곡 너 다섯 번의 개인전과 2인 전, 열댓 번의 그룹전, 극미량의 기획전, 서너 번의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열댓 권의 머리 아픈 책들의 삽화를 그리는 중이다. 고분벽화나 길거리 담벼락같이 방치된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어 매일매일 체화된 내면의 에너지를 그림으로 드러낸다.

    이경희: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화가 선생님들과 그림쟁이 친구 덕분에 색칠의 구덩이에 빠졌다. 꽃, 달, 구름, 해 등을 의인화하여 무리 속에 헝클어짐이나 당당함을 주로 표현한다.

    이석연: 서울에 기반하고 있는 작가이고, 미술 사업가이다. 90년부터 애니메이션, 미니어처 메이킹, 그리고 필름 프로덕션, 무대미술을 했고, ‘원더풀 데이즈’, ‘요요지가’를 만들었다. 현재 이태원에 작은 회사를 만들어, 혼자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사장이고, 직원이다. 오토마타를 연구, 제작 중이다.

    이수지: 그림을 그린다. 異獸工房/이수공방. 옻칠과 나전칠기. 무섬에서 2019년부터.

    이은경: 인체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사회에서 맺어지는 인간관계와 갈등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 타국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늘 자신을 이방인으로 여겼고, 자화상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고립된 나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자화상을 통해 자기도취를 넘어 소통과 공유의 지점을 찾고 타인과 관계를 회복하고자 했다.

    최인호: 영화 <25시>의 엔딩 장면, 자기의 의지와 무관하게 파란만장의 세월을 보내고 귀향해 마을 고목 앞에서 우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모를 안소니 퀸의 허망한 물기 어린 미소... 내 그림은 그러하길 바랐고 신파만이 세상을 살갑게 할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40년간 21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파랑: 서른 살에 미대에 들어가 서른일곱에 본격적으로 작업 시작하였다. 열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하지만 난 아직도 그림이 어렵고 두렵다. 흰 캔버스 앞에서 첫 붓질을 할 때 난 그 숨 막힘에 질식할 것 같다. 다만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 고통보다는 그리는 고통이 덜 하기에 작업하는 것 같다.

    한선현: 흰 염소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부터 낙서와 그림 그리기를 즐겼다. 이탈리아에서 스승인 Maestro Claudio Chiappini를 만나 나무와 조각에 빠져들어 열네 번 개인전을 열었다. <고운결>전을 고양시 ‘화전상회’ 작업실에서 준비 중이다.